[주장] 해외입양, 보내기만 하면 끝인가요

정부는 2만3000명 해외입양인 국적 취득 확인해야

지난 8월 한 해외입양인이 강남의 한 은행을 털려고 한 사건이 한국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했습니다. 이 강남 은행 강도 사건 조사과정 중 발견된 것은 비록 이 해외입양인이 어려서 미국으로 입양되었지만 미국시민권이 없었기에, 미국정부는 그를 한국으로 추방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은행 강도 미수범인 그 해외입양인은 현재 한국의 어느 구치소에 수감되어 있습니다.

그는 미국에서 한국으로 강제 추방된 후, 한국어를 전혀 할 수 없고 한국에 대한 기억이 전무하며, 한국에 아무 지인이 없는 상태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쳤지만 그러한 몸부림은 실패했다고 면회를 갔던 제 지인들에게 고백했다고 들었습니다. 그 미국 입양인은 살기 위해서 대낮에 강남 한복판에서 은행 털기를 어설프게 시도했지만 그 시도도 물론 실패했습니다.

추방된 한 해외입양인의 강남 은행 강도 사건이 비록 한국사회에 가장 잘 알려진 사건이지만, 해외입양인 추방사건은 물론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해 가을, 보건복지부가 강제 추방된 해외입양인들의 실태에 대해 알게 되었을 때(현재 한국에는 열 명 내외의 강제 추방된 해외입양인들이 있습니다. 그 중 한 명은 지난 8월까지 정신병원에 있었고 오는 10월 또 다른 한명이 정신병원에 입소할 것으로 보입니다), 당시 복지부는 입양기관들에게 해외입양인들이 입양 보내진 나라에서의 국적취득여부를 파악하라고 명령했습니다.

이후 지난 1년간 조사했음에도 불구하고 입양기관들과 보건복지부는 지난 13일 확인한 결과, 아직도 해외입양인 약 16만5천명 가운데 2만3000명에 대해 국적취득여부를 확인해내지 못한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이것은 한국의 해외입양에 대한 행정절차가 실패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물론 해외입양인들 대부분이 입양 보내진 나라의 국적을 취득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해외입양기관이 한국입양기관에게 입양 보내진 입양인의 국적 취득 여부를 알려주지 않았다는 데에 있습니다. 지금도 매년 약 1천명의 한국 아이들이 해외로 입양 보내지는 현실에서 이런 현상은 아주 우려할 만한 것입니다.

이것은 누구의 책임인가요? 한국의 법은 입양인이 입양 보내진 나라의 국적을 취득한 후 한국국적을 상실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국법에 의하면 법무부는 해외입양 보내진 후 입양인의 한국 국적을 말소해야 합니다. 한국과 외국의 입양기관은 둘 다 해외입양인이 입양 보내진 나라의 국적을 취득하는지 그 여부를 확인할 책임이 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한국과 외국입양기관들은 이렇게 오랜 세월 동안 해외입양인들에 대한 책임을 방기할 수 있는지요? 입양기관들은 “입양은 가슴으로 낳은 사랑입니다”라는 아름다운 표어를 사용합니다. 이런 표어는 물론 듣기에는 좋습니다. 그러나 사람의 인생을 근본적이고 급격하게 바꾸는 입양에 대한 정부정책은 듣기 좋은 표어보다는 더욱 심각하게 검토되고 고민되어야 합니다. 인간의 행복과 복지를 향상시키기 위해선 듣기 좋은 표어보다는 공공정책에 대한 꾸준한 연구, 검토와 규정이 필요하다는 말입니다.

지금까지 한국은 해외입양을 세계 어느 나라보다 많이 보내 왔습니다. 공식적으로만 한국전쟁 후 지금까지 16만5809명 아이들이 해외입양 보내졌고, 지난 한해만 916명 한국아동이 해외 입양 보내졌습니다. 그러나 한국정부는 아직도 1993년 재정된 해외입양아동의 인권을 보호하는 헤이그아동입양협약에 대한 비준을 고집스럽게 거부하고 있습니다. 이 협약은 해외입양을 규제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도구이지만 한국정부는 “아직 준비가 미흡하다”는 이유로 이에 대한 비준을 거부하고 있는 것 입니다. 이것은 한국정부가 해외입양에 관하여 아직도 국제기준을 준수하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더욱이 헤이그아동입양협약의 상위적 국제협약이라고 할 수 있는 유엔아동권리협약 21조 가항은 입양에 대하여 국가의 감독의무와 친권 포기 시 친부모에게 자신의 권리를 전부 알려주고 동의를 구해야 할 의무를 명시하고 있습니다. 한국정부는 헤이그상설사무국에 입양제도를 국제기준에 맞추기 위한 기술적 지원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정부는 아직까지 이런 요청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정부의 입양에 대한 관리 부재가 입양인들의 실제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최근 40년 만에 친부모를 찾기 위해 처음 한국을 방문한 스위스 입양인의 친가족 찾기 요구를 그 입양을 진행했던 홀트아동복지회에서 거절한 일이 있었습니다. 이 입양인은 제가 아는 대부분의 해외입양인들처럼 전혀 유명한 사람이 아닙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 입양인은 다른 많은 입양인들과 같이 적절한 입양 후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입양인이 홀트아동복지회에 친가족 찾기를 도와줄 것을 요청했을 때, 이 입양인에 관한 모든 서류와 정보를 가지고 있는 홀트아동복지회의 직원들은 해외입양인의 국적취득여부를 파악하는 일로 분주했고, 그래서 돈도 되지 않는 친부모 찾기를 위해 방문한 이 입양인을 위해서 시간을 낼 수 있는 직원이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에도 홀트아동복지회는 한국 아이를 입양 보내면서 돈을 버는 행위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우리 해외입양인들은 계속해서 복지부 산하기관인 중앙입양원과 사설입양기관 둘 다에서 친부모 찾기와 같은 입양 후 서비스가 부족하다는 불만을 듣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들 기관이 지금 인력과 예산에서 크게 부족한 형편이라 해외입양인들에게 적절한 입양 후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고 듣고 있습니다. 아마 한국의 입양 프로그램역사에서 무슨 일을 제대로 하기 위해 한 번도 충분한 예산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한국 입양산업의 커다란 오류의 규모를 무엇으로 설명할까요?

한국에서 입양시작 과정에서 입양에 대한 윤리적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입양인이 어렸을 때 혹은 입양인이 성인이 되어서 입양 후 서비스가 필요할 때, 제대로 지원할 수 있는 충분한 돈이 없다는 사실을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어떨까요? 그러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지금까지 항상 그런 것과 마찬가지로 입양인들과 그 가족들은 입양 후 서비스의 결여로 계속해서 개인적 차원에서 고통과 어려움을 감수하고 견디어야 하나요? 아니면 입양인과 그 가족 개인에게 무작정 부과된 부담을 제도적으로 책임 있게 정부가 해결하여야 하나요?

저는 한국정부가 해외입양을 잠정중단하고 입양기관이 해외입양을 보내지 못하도록 즉시 조치를 취해 줄 것을 제안합니다. 이 해외입양 중단조치는 물론 한국이 해외입양에 대한 국제기준을 준수할 때는 재개할 수 있겠지요. 예를 들면, 한국정부가 유엔아동권리협약 21조 가항에 대한 유보조치를 풀고, 1993년 제정된 해외입양아동의 인권을 보호하는 헤이그아동입양협약에 대해 비준하고 유엔 여성차별철폐협약의 의무사항인 양성평등을 전부 이행하는 것입니다.

한국정부는 유엔여성차별철폐협약을 1984년 비준하며 임신한 여성을 보호하고 수유중인 한국 어머니들을 국가가 보호하겠다고 국제사회에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한국정부가 이 여성차별철폐협약을 비준한 1984년 그 해 우습게도 한국정부는 7924명의 아동을 해외입양 보냈습니다.

마지막으로, 입양기관이 새로운 입양을 촉진하기 전에 모든 입양에 관한 문서보존 업무를 완료해 줄 것을 제안합니다. 그래서 최소한, 더 이상 우리 한국 아이들을 해외입양 보내기 전 현재 입양보내진 해외입양인들의 국적 취득 여부가 철저히 파악되어져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친부모를 찾기 위해 모국을 방문한 해외입양인들을 위하여 친부모에 대한 문서가 가지런히 준비되어 있어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것이 우리 모든 엄마들이 자녀들에게 가르치는 것이 아닌가요? 아이가 지저분하게 주위를 더럽히면 엄마는 아이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더 더럽히지 말고 이것 먼저 정리 정돈하고 깨끗이 청소해라!”

해외입양제도에 문제가 광범위하게 퍼질 때는, 해외입양아를 주고받는 국가들이 상호동의 하에 해외입양을 규제하려고 노력해도, 헤이그협약은 해외입양 잠정 중단을 선포합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한국이 고집스럽게 해외입양의 국제기준을 준수하지 않아도, 여전히 아무런 제약을 받지 않고 해외입양을 계속 보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한편, 가족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특별히 요즘 90%의 입양아동들이 미혼모 자녀인데 이 아이들에 대해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해외입양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해외입양이 중지된다면 무책임한 미혼모들 때문에 버림받은 아이들로 고아원이 넘칠 것이라며, 결국 미혼모들은 마치 동물처럼 자기들이 낳은 아이를 몰래 버릴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한국의 미혼모들도 세계의 다른 미혼모들처럼 인간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합니다. 어느 인간에게나 적절한 지원을 해주면, 대다수 엄마는 자녀를 포기하지 않고 스스로 양육하기 원할 것입니다. 또한 자녀 입장에서도 친엄마와 모국에서 자라는 것이 가장 좋고 행복하다는 것을 인식해야 할 때입니다.

입양 지지자들은 또한 입양은 가족의 이별에 대한 사랑의 반응이라고 말할 것 입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입양제도 존재 자체가 가족의 이별을 장려하고 있는 구조입니다. 다른 말로,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고가의 해외입양시장으로 거대한 해외입양기관은 아동을 해외로 입양 보내고 이윤과 재산을 축적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친가족 품에서 아이는 분리되어 해외입양 보내지고 있습니다. 거대한 해외입양과 친가족의 분리는 그래서 지금 불가분의 관계입니다.

요즘 우리는 더 이상 제2(입양) 혹은 제3(고아원)의 선택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는 그냥 제1의 선택, 최선의 선택을 하면 됩니다. 그것은 친모가 아이를 키울 수 있도록 해주는 겁니다.

미혼모가 자기 자녀를 키울 수 있도록 지원과 격려를 해주면, 한국의 대표적인 미혼모권익옹호에 기초한 미혼모의 집인 애란원 같은 경우 80% 미혼모가 자녀를 포기하지 않고 양육하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미국과 유럽의 경우는 99% 이상의 미혼모가 자녀를 포기하지 않고 정부와 주위의 도움으로 자녀를 스스로 키웁니다. 왜 한국에서는 이런 일이 불가능할까요? 정말 한국은 가족을 보존하도록, 가족이 헤어지지 말고 함께 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것이 세계 속의 한국이 되는 길이고 국제사회에서 글로벌 기준을 따르는 길입니다.

한국정부가 지난 60년간 윤리적 기준을 준수하지 않은 결과로 지금 한국에 거주하는 해외입양인들은 고통 속에 살고 있습니다. 전두환 정권기인 1985년 한국 해외입양은 전성기를 이루었습니다. 당시 하루에 24명, 1년에 8760명의 아이가 해외입양 보내졌습니다. 그렇게 아이를 대량으로 정신없이 해외에 수출하던 시절에 그래서 아이를 팔아서 외화를 엄청나게 벌어들이던 그때는 한국정부나 사설입양기관이 해외입양인들이 국적 취득여부에 신경을 전혀 못 썼겠지요.

그리고 그 결과 해외입양 보내진 지 30~40년 만에 국적 없이 다시 모국으로 강제 추방당하는 해외입양인들이 생기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논리적 결과입니다. 더욱이 미국 국회가 법을 수정하여 모든 해외입양인들이 소급하여 국적을 취득하는 조치를 취해 주지 않는다면, 미국에서 강제 추방되는 입양인의 숫자는 계속해서 증가할 것입니다.

지금은 한국 공무원들이 과연 한국 해외입양제도의 문제가 무엇인지 냉철하게 평가해야 할 시간입니다. 저는 한국 공무원들이 우리 해외입양인들의 장래를 위해 현명한 선택을 하고, 철저하게 입양정책을 검토하여, 지난 60년간 거의 아무런 정부의 간섭도 받지 않고 인간성을 말살하며, 너무나 오랜 동안 앞뒤를 가리지 않고 진행되고 있는 이 해외입양사업을 국가의 권한으로 신중하게 다뤄주시길 간절히 요청 드립니다.

* 번역: 김성수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782707&PAGE_CD=N0001&CMPT_CD=M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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