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떳떳하게 금줄 내걸 날 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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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싱글맘의 날 국제 콘퍼런스
싱글맘의 날 제정 후 미혼모 자존감 높아져
싱글맘 가족 권리 보호 필요
▲ 11일 열린 제2회 싱글맘의 날 기념 국제 콘퍼런스에서 ‘인간 도서관’ 시간이 마련돼 해외입양인과 양육 미혼모들이 자신의 삶을 이야기 했다.   ©홍효식 / 여성신문 사진기자

“이제 8살이 된 아들은 왜 아빠 없이 둘이 사냐고 묻는다. 또 미혼모가 뭐냐고 묻는다. 어느 날은 아들이 5살이라고 속이고 함께 목욕탕에 들어가려다 못 들어가자 아들은 엄마가 아빠랑 안 살아서 목욕탕을 못 간 거라고 길거리에서 펑펑 운다. 그러다가도 무거운 짐을 들고 계단을 오르면 아들이 ‘엄마, 엄마하기 힘들지?’라고 나를 토닥인다. 통통한 볼을 내 얼굴에 갖다 대며 ‘엄마 사랑해’라고 말하고 고사리 손으로 삐뚤빼뚤 ‘나아(낳아)주시고 길러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편지를 준다. 매순간 늘 마음이 아프면서 행복하다.(양육  미혼모 최형숙씨)

“나는 두 번 입양됐지만 가족이 없다. 첫 번째 가족에게 1년 동안 학대를 당하다 구출됐다. 그러나 두 번째 입양 가족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16살이 되어 스스로 살기 위해 도망쳤다. 미국 어디를 가도 집이 없었고 인종차별에 부닥쳤다. 1980년대 미국으로 함께 입양된 여동생은 몇 년 전 미국에서 임신 6개월의 몸으로 교통사고를 당해 사망했고, 쌍둥이 남동생은 미국에서 마약중독자로 거리 생활을 하고 있다.”(해외입양인 마이클 문)

싱글맘, 해외입양인들은 자신이 겪은 사회적 차별, 상처와 고통, 성숙 등을 담은 삶의 이야기를 꺼냈다. 이들은 살아있는 ‘책’이 되어 대중과 마주하는 ‘인간 도서관’ 자리를 마련해 힘들지만 아이를 키우는 보람, 자신이 겪은 해외입양의 폐해를 꼬집었다.

‘인간 도서관’이 열린 곳은 지난 11일 제2회 싱글맘의 날 기념 국제 콘퍼런스 현장이다. 올해 싱글맘의 날 행사는 ‘새롭게 쓰는 한국의 모성권과 아동인권: 입양을 넘어 싱글맘 가족 권리 보호로!’라는 주제로 개최됐다. 이번 콘퍼런스는 진실과화해를위한해외입양인모임(TRACK), 한국미혼모가족협회, 한국한부모연합, 뿌리의집이 공동 주최했다.

싱글맘의 날은 지난해 5월 11일 시작됐다. 해외입양인을 지원하는 뿌리의집 김도현 목사는 “미혼모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낙인을 없애고 미혼모 가족에 대한 사회적 지원을 강화해 입양을 줄이고 국내 입양정책의 변화를 이끌고자 싱글맘의 날을 제정했다”고 했다. 싱글맘의 날이 제정된 지 1년. 목경화 한국미혼모가족협회 대표는 “미혼모들이 아이를 혼자 키우겠다고 하면 사회는 낙태 아니면 입양을 권했다”며 “싱글맘의 날이 생긴 것 자체로 미혼모들의 자존감이 높아졌다”고 전했다.

참석자들은 공개적으로 ‘금줄’을 달아 우리 사회에서 미혼모와 아기를 환영하는 의미를 전달했다. 감은남 한국미혼모가족협회 울산지부 대표는 “우리는 또 하나의 가족이지 절대 숨겨야 하는 이들이 아니다”며 “출산을 앞둔 ‘미스맘’들은 아이를 절대 포기하지 말고 축복 받아야 할 생명 탄생의 순간을 숨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이들이 살아갈 내일을 위해 떳떳하게 금줄을 내걸 날이 오도록 노력하자”고 말했다.

이번 콘퍼런스에서 한국미혼모가족협회는 미혼모와 아동의 권리선언을 발표했다. 권리선언에는 엄마로서 자녀를 지킬 수 있는 모성권 보장, 미혼모의 출산휴가와 육아휴직 이용 현실화, 아동 권리보장을 위한 비양육 미혼부의 법적 책임 강화, 미혼모 반편견 교육 실시로 인식 개선 등의 내용이 담겼다.

한편 ‘입양특례법’ 개정을 주도했던 최영희 국회 여성가족위원장이 임기를 마치자 인재근 19대 국회의원 당선자는 “최 의원이 하던 역할을 이어받아 싱글맘 권리 찾기와 해외입양 문제 해결을 위해 애쓰겠다”고 밝혔다. 

1186호 [사회] (2012-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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