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의날 대신 미혼모를 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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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의날 대신 미혼모를 챙기자”

제1회 ‘싱글맘의 날’ 기념 컨퍼런스 미혼모 등 150여명 한자리… 지원대책 호소 “부모 다 있어야 정상적 가족이란 시선은 폭력”

김혜경기자 thanks@hk.co.kr

송옥진기자 click@hk.co.kr

해외입양인센터 뿌리의집 등 입양단체 관계자들이 11일 서울 정동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대강당에서 ‘제1회 싱글맘의날 기념 컨퍼런스’ 를 열고 “정부의 미혼모 지원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케이크는 그간 입양 등으로 생일축하를 받지 못한 아이들을 위해 준비했다. 김주성기자 poem@hk.co.kr

“우리는 입양을 1명이라도 줄이고 싶은데, 정부는 입양의날을 정해놓고 부추기는 것 같아요.”(아이를 입양 보낸 어머니 모임 ‘민들레어머니회’ 노금주 회장)5월11일은 ‘입양의날’이다. 2006년 정부는 한 가족이 한 아동을 입양해서 새로운 가족(1+1)으로 거듭난다는 의미를 담아 기념일로 제정했다. 그러나 올해 일부 해외입양인 단체 등이 입양의날을 ‘싱글맘의날’로 바꿔 챙기기 시작했다.

반세기 넘도록 ‘아동수출국’이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는 한국 사회의 입양 정책과 관행에 문제제기를 하기 위해서다. 특히 이들은 입양 아동의 90%가 미혼모 자녀란 점에서 정부의 미혼모 지원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진실과화해를위한해외입양인모임'(TRACK)과 해외입양인센터 ‘뿌리의집’은 한국미혼모가족협회ㆍ한국한부모연합과 함께 서울 중구 정동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대강당에서 ‘제1회 싱글맘의날 기념 컨퍼런스’를 열었다.

싱글맘은 미혼과 이혼뿐 아니라 남편을 사별한 엄마를 모두 포함하는 단어다. <피의 언어>라는 자전적 소설을 쓴 미국 입양인 출신 작가 제인 정 트렌카 TRACK 대표와 덴마크 입양인 엘리 박 소렌슨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교수 같은 입양인과 미혼모 등 150여명이 한자리에 모였다.먼저 민들레어머니회 회장 노금주(52)씨가 1976년 아들을 미국으로 입양 보낸 사연을 힘겹게 털어놨다. 그는 “아이 아버지는 피를 팔아 도박하고 늘 술에 절어 있었다”며 “잠깐 돈을 마련하려 친정에 맡긴 사이 어머니가 아들을 입양 보냈다”고 말했다. 장성한 아들을 찾고 난 뒤에도 그는 “만나면 아픔이 끝일 줄 알았는데, 새로운 아픔이 시작됐다. 그늘진 아들의 얼굴, 항상 억지웃음을 짓는 그 모습을 볼 때마다 죄스러웠다”고 했다.

갓난아기 때 네덜란드로 입양된 한국인 알리스 플리커트씨의 사연도 소개됐다. 그는 어린 시절 정체성 혼란에 힘겨워했다. 해외 입양자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부분이다. “‘백인 세계’ 속에 살면서 외계인처럼 느껴졌어요. 이제 한국은 가난한 나라가 아닌데, 왜 해외입양이 계속되나요.” 그는 “아이들에게는 친부모의 돌봄이 가장 우선시돼야 한다”며 “해외 입양은 가장 마지막에 고려돼야 하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하지만 국내에서 미혼모가 직접 아이를 키우는 건 쉽지 않은 일. “정부는 미혼모가 낳은 아이를 시설에서 키울 때 매달 105만원, 대안가정의 일종인 그룹홈은 107만원, 위탁가정에는 25만원을 지원한다. 하지만 본인이 키울 경우 매달 7만원 정도의 혜택밖에 받지 못한다.”(국회여성가족위원장 최영희 의원)

더구나 이마저도 지원 받기가 쉽지 않다. 8개월 된 아기를 혼자 키우고 있는 감은남(36)씨는 “한부모가정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준이 2인 가구 기준 80만원 이하의 소득이더라”며 “현실적인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혼모들이 가장 고통스러워 하는 부분은 편견 어린 시선이다. 정책보다 개선이 시급한 부분이기도 하다. 한국미혼모가족협회 대표 최영숙 팀장은 “어렵게 들어간 직장에서 내가 미혼모라는 사실을 두고 수군거려 5일 만에 그만둔 적이 있다”며 “미혼모라고 하면 사람들이 먼저 부도덕하다, 문란하다고 연상하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이미정 연구위원은 “아버지 어머니가 다 있어야 정상적인 가족이라는 시선은 한부모가정에게 일종의 폭력이 될 수 있다”며 “가족의 의미를 재정의 하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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