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맘 벙글맘 짝짝짝!’ 우리 사회를 향한 그들의 목소리, 제 1회 싱글맘의 날

‘싱글맘 벙글맘 짝짝짝!’ 우리 사회를 향한 그들의 목소리, 제 1회 싱글맘의 날
흔히 가정의 달이라 일컬어지는 5월, 그 안에는 가족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여러 날이 있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부부의 날까지. 그리고 올해부터 우리가 기념해야 할 날이 하나 더 생겼다. 바로 5월 11일인 ‘싱글맘의 날’이다.5월 11일은 정부에서 제정하고 2006년부터 기념해오는 입양의 날이다. 해외입양을 줄이고 국내입양의 활성화를 위해 정부는 해마다 큰 예산을 들여 국내입양 가정을 초청하여 기념식을 연다. 하지만 올해는 이전의 입양의 날과는 조금 달랐다. 입양의 날과 상반된 입장을 가진 ‘제 1회 싱글맘의 날’이라는 행사가 열렸기 때문이다.

제 1회 싱글맘의 날 기념 국제 컨퍼런스 웹 초청장 – 출처: 뿌리의집 홈페이지

서울 중구 정동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대강당에서 진행된 ‘제 1회 싱글맘의 날’은 정부 차원에서 입양을 홍보하기 위해 힘쓰기 보다는 입양을 보내기 직전의 아이들이 친생가족과 함께 살아갈 수 있게끔 도와주자는 의미로 개최되었는데 진실과 화해를 위한 해외입양인 모임(이하 TRACK), 한국미혼모가족협회, 한국한부모연합 등 이미 해외로 입양간 사람들과 한국 사회에서 홀로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들에 의해서 만들어졌다. 이들이 나서게 된 것은 우리나라가 해외입양을 시작했던 6.25전쟁 직후에는 전쟁고아 등이 해외입양의 대상자였지만 세계 경제규모의 13위의 대국으로 성장한 현재는 해외입양아동의 약 90%정도가 미혼모의 아이들이기 때문이다.

이번 싱글맘의 날에는 ‘가족의 재정의: 입양을 넘어 싱글맘 가족 권리보호로!’라는 주제로 해외 입양을 갔던 사람들의 이야기, 미혼모로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들의 이야기 등 입양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세션으로 구성된 국제 컨퍼런스가 진행되어 약 150여명이 참석했다. 행사장 한켠에는 이번 행사의 슬로건인 ‘싱글맘 벙글맘 짝짝짝!’이 담긴 대형 현수막과 사회적 편견 속에 제대로 축하조차 받지 못했던 싱글맘 아기의 탄생을 축하하는 생일 케이크를 장식해놓아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길과 관심을 끌었다.

행사장에 마련된 생일 케이크 장식
행사장에 마련된 생일 케이크를 자르는 모습 – 출처: 뿌리의집

이날 행사는 TRACK 대표를 맡고 있는 미국입양인 제인 정 트렌카 씨의 주도로 기획되었다. 그녀는 미국에서 해외 입양인으로서 자전적 소설 ‘피의 언어’를 발표해 미국 문단의 주목을 받고 있는 작가이기도 하다. 그녀를 만나 ‘싱글맘의 날’에 대해 더 들어보았다.

– ‘제 1회 싱글맘의 날’에 대해서 설명해달라.
이번 싱글맘의 날은 진실과 화해를 위한 입양인 모임(TRACK), 해외입양인센터 뿌리의집, 한국미혼모가족협회 그리고 한국한부모연합이 함께 만들었다. 이번 행사는 ‘가족의 재정의: 입양을 넘어 싱글맘 가족 권리보호로!’를 주제로 한 국제컨퍼런스와 기자회견, 케잌 커팅 행사, 싱글맘 아이들을 위한 선물 전달식으로 구성되었다. 그 중 가장 중점을 두었던 부분은 국제 컨퍼런스였는데 우리사회가 입양과 관련된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는 취지에서 만들었다.

– 왜 ‘싱글맘의 날’ 기획하게 되었는가.
우리가 싱글맘의 날로 기념하기로 한 5월 11일은 정부와 입양기관이 기념하는 입양의 날이다. 그 날은 입양인을 위한 날이 아니라 국내입양을 활성화하기 위한 날로 기념되고 있다. 그러면 국내입양 홍보라는 그 기조는 잘 지켜지고 있는가. 입양의 날이 제정된 이후 해외입양은 2005년 2,101명에서 2010년 1,013명으로 감소한 반면 국내입양은 2005년에 1,461명에서 2009년 1,314명으로 오히려 감소하거나 정부가 공들여 홍보하는 만큼의 효과를 얻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이런 결과들을 보았을 때,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한 답은 입양이 아니라 바로 친생가족 보호이다. 현재 입양되는 아이의 약 90%가 미혼모의 아이들이다. 미혼모들은 자신들의 아이를 키우고 싶어한다. 하지만 사회적 시선과 경제적 어려움때문에 결국 아이를 포기하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우리 사회가 이들을 보듬어야 하지 않겠는가. 이런 이유로 싱글맘의 날을 기획하게 되었다.

싱글맘의 날 기념 행사 중 기자회견을 하려는 모습(맨 우측이 제인 정 트렌카씨) – 출처: 뿌리의집

– ‘싱글맘의 날’ 기념 국제 컨퍼런스의 주제가 ‘가족의 재정의: 입양을 넘어 싱글맘 가족 권리보호로!’이다. 이 주제에 담긴 의미는 무엇인가.
오랫동안 입양에 관한 한국 정부의 입장은 해외입양, 국내입양, 친생가족 보호 순이었다. 하지만 대다수의 전문가와 학자들이 인정하고 국제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순서는 친생가족 보호, 국내입양 그리고 마지막으로 해외입양 순이다. 이 컨퍼런스의 주제를 통해 우리 사회가 입양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친생가족 보호에 초점을 맞추어 관심을 갖고 정책의 변화도 이끌어내기 위한 주제를 정하기 위해 노력했다.

– 이번 컨퍼런스와 그 안에 담긴 많은 세션들을 통해서 한국사회에 던지고픈 메세지는 무엇인가.
이번 행사의 우리의 목적은 많은 사람들이 싱글맘의 날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다. 싱글맘의 아이들의 권리와 그들의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입양에 관한 현실적인 문제들을 사회에 명확하게 이해시킬 필요가 있다. 국내입양을 홍보하고 입양의 날을 기념하는 쪽에서는 ‘입양은 또 다른 모습의 탄생이다.’라고 말하지만 입양은 탄생이 아니다. 입양은 입양일 뿐이다. 많은 사람들이 입양의 단면적인 모습만을 보지 말고 실제 입양에 관련된 사람들 즉, 입양을 갔던 사람들의 이야기, 입양을 보낸 사람들의 이야기 등을 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조금 빡빡한 일정으로 입양에 관련된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자 했다. 이번 컨퍼런스를 통해서 사람들이 정부에서 홍보하는 입양의 아름다움이 아니라 입양은 아픈 이별이 깔려있는 슬픈 일이라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우리 사회가 해외입양이 아니라 싱글맘 엄마들에 대한 지원을 늘려 우리의 아이들을 사회에서 책임질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 향후 활동계획은 무엇인가.
개인적으로는 지금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고 가을에는 서울대학교에서 행정, 정책 등을 공부할 생각이다. TRACK으로서는 올해 입양특례법 개정안 통과를 위해 더욱 더 열심히 일할 것이다. 우리의 마지막 목표는 ‘진실과 화해를 위한 해외입양인 모임’이라는 우리 단체명처럼 한국 사회에게 진실을 듣고 또 한국 사회와 화해를 하는 것이다. 우리의 이런 노력은 과거와 현재의 입양 관례를 깨고 모두를 위한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데 해결책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강민경/인터넷 경향신문 대학생 인턴 기자 (웹場 baram.kh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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