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저를 모르시나요

‘2009 퍼스트 트립 홈’ 참가 입양인 40명이 아는 이의 연락을 기다립니다

지난 7월15일, 입양인 제니퍼 권 돕스가 중앙입양정보원을 찾았다. 1976년에 미국으로 입양됐던 그는 뿌리 찾기를 위해 얼마 전 한국을 방문했다. 처음으로 찾은 곳은 자신을 입양 보낸 동방사회복지회였다. 그곳에선 그가 강원 원주의 성애원이란 고아원에 버려졌다고 했다. 원주를 찾아갔지만 성애원 기록엔 그의 이름이 없었다. 마지막으로 찾은 곳이 중앙입양정보원이었다.

» 중앙입양정보원 개원식장에 찾아가 자신의 뿌리 찾기를 도와달라고 요구한 입양인 권영미씨(왼쪽). 친생부모와 관련한 어떤 정보도 얻지 못한 그를 위해 그의 입양 당시 사진(사진 안)을 싣는다. 사진 <한겨레21> 류우종 기자

이날은 마침 중앙입양정보원의 개원식이 있는 날이었다. 개원식 준비에만 몰두했던 직원들은 돕스의 등장에 당황했다. 한 직원이 ‘입양인 검색 시스템’을 열어 돕스의 한국 이름인 ‘권영미’를 입력했다. 하지만 검색되는 정보는 그의 이름, 성별, 생년월일, 조치(입양)일자, 입양국가, 입양기관, 양부모 이름뿐이었다. 이미 돕스가 알고 있는 정보였다. 그가 목말라했던, 친부모나 버려질 당시의 정황에 대한 정보는 없었다. 직원은 하릴없이 동방사회복지회에 전화만 했다. 정보 없는 정보원에선 어떤 도움도 받을 수 없었다.

정보 찾을 수 없는 중앙입양정보원

업무는 초라한데 개원식은 화려했다. 이날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행사에는 홀트아동복지회 몰리 홀트 이사장을 비롯해 동방사회복지회, 대한사회복지회, 한국사회복지회 등 4대 입양기관장이 ‘귀빈’으로 참석했다. 유영학 보건복지가족부 차관은 축사에서 “모든 것을 믿어주고 지지를 아끼지 않은 4대 입양기관에 감사한다”며 “정부는 중앙입양정보원이 성공하도록 모든 뒷받침을 할 것”이라 말했다.

<한겨레21>은 760호 표지이야기 ‘똑똑한 한국 아이 2169만원이오’에서 ‘시장’에 맡겨진 해외입양을 비판하면서 입양을 관장할 ‘중앙국가기관’ 설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중앙국가기관 설치는 ‘국가 간 입양에 관한 헤이그협약’의 핵심 내용이기도 하다. 당시 기사에 소개한 입양특례법 개정안도 중앙국가기관 설치를 주 내용으로 했다. 하지만 입양특례법 개정안은 여전히 보건복지가족부 내부 논의에 그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설립된 중앙입양정보원은 공중에 뜬 상태다. 올 초 보건복지가족부는 중앙입양정보원 설립에 7억2100만원의 예산을 배정했고 100% 보건복지가족부 예산으로 중앙입양정보원을 설립했다. 하지만 4대 입양기관 모두 친생부모 관련 정보는 넘겨주지 않고 있다. 한국사회복지회 이명림 회장은 “입양기관 입장에서는 아직까지 중앙입양정보원에 입양 관련 정보를 다 넘길 순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상태로는 중앙입양정보원이 주요 업무목표로 내세운 ‘입양정보통합관리시스템’ 구축이 불가능하다. 법적 근거가 없기에 입양기관이 먼저 넘겨주지 않는 한 중앙입양정보원이 정보 제공을 강제할 수도 없다.

이런 상황에서 전반적인 입양 정책 조율 등 중앙국가기관으로서의 구실은 기대하기도 어렵다는 지적이다. 중앙입양정보원 관계자는 “입양특례법 개정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개원을 몰아붙인 감이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중앙입양정보원은 그 전신인 입양정보센터와도 별다른 차별성이 없다. 입양정보센터는 4대 입양기관과 보건복지가족부가 공동 출자해 만들었으나 통합 정보 구축에서부터 막혀 형식적인 기구에 그쳤다.

그렇다면 돕스는 어찌해야 할까? 입양인들의 뿌리 찾기는 어렵기만 하다. 곧 미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그를 위해 그의 사진을 싣는다. 또 7월31일 뿌리 찾기를 통해 일주일간 한국을 방문할 40명의 입양인 정보도 함께 싣는다. 해외입양인연대(GOAL)가 주최하는 ‘2009 퍼스트 트립 홈(First Trip Home)’ 참가자들이다. 사진 속 입양인을 아는 이들의 연락을 기다린다. 전화 02-325-6585, 전자우편 services@goal.or.kr.

» 2009 퍼스트 트립 홈(First Trip Home) 참가자 명단 (※ 이미지를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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