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 싶다(719회) 2009-06-13

A program on screwed-up adoption records broadcast June 13 at 11:20 p.m. on SBS in Korea.

제목: #4709의 미스터리 – “나는 누구인가요?”
방송 : 2009년 6월 13일(토) 밤 11:20

▶ 나는 내 이름을 알고 싶습니다
1966년 크리스마스를 닷새 앞둔 날, 미국의 차가운 공항에 혼자 내린 여자 아이가 있었다. 까만 머리에 작은 체구, 아직 기저귀를 찬 채 아장아장 걸음마를 하던 아이는 반짝이는 크리스마스트리를 눈에 담은 것이 자신이 기억하는 가장 오래된 기억이다. 1966년 12월, 그 아이는 그날부터 미국인 “리안 리스”로 살았다. 2009년 2월, 올해 45살의 리안 리스는 자신의 원래 이름을 찾기 위해 43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녀의 손에 들린 사진에는 #4708, 1964년 3월 3일생, 서영숙이란 이름 뿐. 그녀는 자신의 진짜 이름이 무엇인지, 그리고 1964년 3월부터 1966년 12월까지 2년여 동안 자신이 어디에 있었는지, 자신의 한 조각을 찾기 위한 긴 여정을 출발한다.

▶ 의문의 번호 #4709 – 그녀는 누구인가요?
이른바 “해외 입양인”인 리안 리스, 그녀는 자신에 대한 기록을 찾기 위해 수개월간 자신을 미국으로 보냈던 입양기관과의 밀고 당김 끝에 한 장의 서류를 더 얻을 수 있었다. 그 서류에는 1966년 3월 11일, 그녀가 “원주시 중파 순경 조@@”으로부터 원주시청으로 인계되었고, 원주시청에서 그녀를 해외입양기관으로 위탁하였다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그런데 그 서류의 주인은 리안리스, “가칭” 서영숙 혼자가 아니었다. #4708 옆에 나란히 써있는 숫자 #4709. 서영숙과 동갑인 3세 여아, 그녀의 이름은 역시 “가칭” 김숙자. #4708과 #4709는 쌍둥이인가? 혹은 자매인가? 혹은 전혀 상관없이, 그저 한날 한시에 버려진 아이들인가? 과연 리안리스는 자신의 진짜 이름에 대한, 그리고 #4709에 대한 미스터리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인가? 

▶ 지워진 기록인가 지워버린 기록인가?
“나에 대한 기록을 얻는 것이 왜 이리도 힘든가요?”
많은 해외 입양인들이 한국에 찾아와 뿌리 찾기를 시도하지만 입양기관이 정보를 제공하지 않거나 기록에 문제가 있어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4708, 리안 리스씨에 대해 입양기관은 더 이상 남아있는 자료가 없고, 그녀를 보내던 당시 시대적 배경이 그랬기에 자신들도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리안리스 처럼 자신의 기록이 아예 남아있지 않아서가 아닌데도 자신의 자료에 대한 접근에 어려움을 겪는 입양인들이 많다. 입양인들은 “나에 대한 자료는 나의 것인데, 그것을 얻기 위해 내가 왜 입양 기관의 허락을 얻어야만 하는가?”라며 자신들의 기록을 쥐고 있는 입양기관에 대해 불만을 토로한다. 정경아씨를 포함한 해외 입양인 7명은 지난해 입양 기록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고 정당한 요청에도 공개를 꺼리는 4개 해외 입양기관을 국민권익위원회에 고발했다. 정씨는 “1972년 미국으로 입양되는 과정에서 본래의 호적 정보와 고아 호적 및 신상기록이 서로 달랐고 한국어 서류와 영문 서류의 기록도 달랐다”고 말했다. 이들 가운데는 생모의 동의 없이 입양 절차가 진행되거나 부모가 있는데 미아로 처리된 경우도 있었다. 이러한 기록의 왜곡은 자신의 출생에 대한 모든 정보를 입양기관에 남겨진 서류 한 장에 의존해야 하는 해외 입양인들의 인생을 뒤바꿔 놓기도 한다. 

▶ 기록의 주인은 누구인가?
– 1986년 1월생, 내 아이를 찾아주세요
우리에게 제보를 해 온 이현정씨(가명)는 취재진을 만나자 마자 눈물부터 흘렸다. 그녀는 86년 1월, 산부인과에서 갓 낳은 자신의 딸아이를 자신도 모르는 새 허망하게 입양 보낸 이후로 단 하루도 눈물 흘리지 않은 날이 없다고 한다. 1.75kg의 미숙아로 태어났던 딸, 아이에게 들어갈 엄청난 비용의 인큐베이터 비용이 없었던 가난한 신혼부부였던 이씨의 남편 정윤철씨(가명)는 지체하면 딸의 목숨이 위태롭다는 이야기에 덜컥 아이의 입양에 동의 해버렸다. 아이를 낳은 그날 잠시 아이와 눈을 맞춘 이후로, 23년을 그 눈동자를 잊지 못하고 죄책감에 괴로워하며 살았던 이현정씨(가명)의 딸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 것일까? 
– 2007년 5월, 21살의 네덜란드 대학생 말루
2007년 5월, 네덜란드에서 한국을 찾아온 한 여대생이 있었다. 그녀의 이름은 말루. 네덜란드 국적의 네덜란드 사람이지만 그녀의 생김만은 한국 사람이었다. 86년 1월 서울의 한 산부인과에서 태어난 그녀는 부모에게 이름을 불리기도 전에 다른 사람의 손에 맡겨졌고, 그해 말, 네덜란드로 향하는 비행기에 올랐다. 21년 만에 다시 찾은 한국에서 그녀는 그녀를 낳아준 생모와 생부에 대한 궁금증을 풀고 싶었다. 내 부모는 누구이고, 나를 왜 버렸을까? 그들은 나를 보고 싶어할까? 내가 그들을 찾았을 때, 내가 다시 거부당하는 것은 아닐까…. 그러나 말루는 자신의 생부모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얻지 못한 채, 걱정과 궁금증을 잔뜩 안고 네덜란드로 돌아가는 비행기에 몸을 실어야 했다. 혹시 자신의 부모가 찾을 때 알려줄 e-mail 주소를 남겨둔 채로…. 
– 2009년 6월….
제작진과 함께 추적을 통해 딸의 행방을 찾은 이현정씨(가명). 그녀의 딸은 86년, 네덜란드로 입양을 간 말루. 23년을 기다려온 딸과의 만남이 코앞이라 생각했지만 이현정씨(가명)는 딸의 연락처를 쉽게 알 수 없었다. 기관을 통해 딸에게 연락 한 후 딸의 응답을 기다려야 한다는 것. 일주일 이상을 기다려야 애써 쓴 편지 한통이나마 딸에게 전달 할 수 있다는 것. 그나마 딸의 답장을 받을 날은 더욱 기약할 수 없다고 했다. 
부모에게도 입양인에게도 선뜻 공개될 수 없는 서로의 연락처, 이들 둘의 만남을 조금 더 편안하게 해 줄 방법은 없는 것일까? 해외입양을 둘러싼 기록의 투명성과, 기록에 대한 접근성, 그 권리와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 것인가? 

▶ 입양, 끝나지 않는 이야기
40대의 리안리스, 30대인 정경아, 20대인 말루와 그녀의 부모들, 이들이 현재 겪고 있는 문제는 해외 입양의 문제가 단지 흘러간 과거의 문제가 아님을 말해준다. 2008년 한해에도 1250명의 아이들이 해외로 보내졌다. 20년 후, 1250명의 아이들과 그들의 두 배의 숫자에 이르는 부모들은 어쩌면 지금 현재 리안리스와 정경아, 그리고 말루의 부모님이 겪는 문제를 겪어야 할지도 모른다. 리안리스에게 입양기관 측은 “입양 보낼 당시에는 이들이 돌아올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한다. 역설적으로 이 말은 그렇기에 “입양”을 둘러싼 일은 20년, 30년의 책임을 안고 가야 함을 되새겨준다. 
이번 주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인 해외 입양과 그를 둘러싼 기록의 진실과 거짓, 그리고 “입양”을 둘러싼 논의 속에 잊혀져 있던 입양인의 권리에 대해 생각해보고자 한다.

PD : 김지은 작가 : 정문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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