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 장려하는 날 기념하는 것은 한국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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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모 복지체계 및 사회의식 변화 강조하는 ‘뿌리의 집’ 김도현 원장
2009년 05월 11일 (월) 14:33:59 장은혜 기자 jyh001@allthatnews.co.kr
▲ 김도현 원장

‘미안하다 사랑한다’ ‘아일랜드’ ‘수잔 브링크의 아리랑’ ‘마이 파더’ 등 입양을 소재로 한 드라마나 영화를 접하게 되면서 우리 사회에서 ‘입양’이라는 단어는 이제 낯설지만은 않다. 무엇보다도 유명 연예인들이 공개적으로 ‘입양’ 의사를 밝히는 등 사회가 국내입양을 장려하는 분위기다.

가정의 달 5월을 맞이해 한 가족이 한 아동을 입양해 건강한 새로운 가족을 만들자는 의미로 5월11일은 ‘입양의 날’로 제정됐다. 입양의 건전한 문화정착과 국내입양의 활성화를 위한 날인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정부의 입장과는 달리 한국의 입양 실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단체들이 있다.

해외입양인과 관련해 적극적인 활동을 벌이고 있는 3개 단체(뿌리의 집, 국외입양인연대, 진실과 화해를 위한 해외입양인 모임)들은 미혼모들을 지원해 아이들을 입양 보내지 않고 직접 양육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 해외입양이 근대 한국사의 숨겨진 단면인 만큼, 한국사회는 해외입양의 역사와 해외입양인들에 대한 바른 인식을 필요로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 단체 중 김도현 원장은 해외입양인의 고국방문을 돕는 단체인 ‘뿌리의 집’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뿌리의 집’에서는 16일까지 경복궁역 메트로 미술관에서 입양과 관련한 사진·비디오 예술 전시회를 진행한다.

김 원장은 “이번 전시회는 입양의 날을 기념하거나 입양을 홍보하기보다는 해체 위기에 내몰리는 미혼모를 위한 복지정책 수립 등을 통해 엄마와 아이가 함께 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전 세계적으로 입양을 장려하는 날을 기념하는 나라는 한국뿐입니다.”

입양을 장려한다는 것이 입양을 선택한 가족에게는 의미 있는 일이 될 수 있겠지만 입양의 아픔을 겪은 이들에게는 결코 회자되기 원치 않는 날일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고 그는 지적했다.

김 원장은 ‘입양’이 미화된 것이 사실이라면서 무엇보다도 입양이 해결책이라고 생각하는 점은 문제라고 본다고 말했다.

작년 통계에 따르면 1년에 미혼모가 출산한 2800명의 아이 중에서 2600명이 입양됐다. 92%의 미혼모의 어린 아이들이 입양 보내졌다는 말이다. 하지만 미혼모 복지체계를 제대로 발전시키고 있는 미혼모의 집 애란원에서는 2007년의 경우 82%에 해당하는 미혼모가 자기 아이를 키우겠다고 결심했다고 한다.

“이 땅에 15만명의 미혼모들이 살고 있습니다. 어찌 미혼모들이 자기의 아이를 키우고 싶지 않겠습니까….”
김 원장은 미혼모들의 아픔을 이해하는 듯 진심을 담은 울림으로 말했다.

한국 사회의 입양역사를 보면 5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국전쟁으로 부모를 잃거나 버려진 아동, 한국전쟁에 참가한 외국 장병과 한국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아 등의 아이들이 거리에서 울부짖는 참상을 낳았다. 이들을 보호하는 방편으로 움튼 것이 바로 해외입양이다.

하지만 이런 과정을 통해서 우리 사회에서 ‘어린 아이를 해외에 입양 보내도 된다’는 의식이 존재하고 있는데 전면적으로 생각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김 원장은 강조했다.

그는 “아이가 소중히 여겨지는 사회라면 입양을 통해서가 아니라 그 아이가 태어난 가정에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라면서 “엄마가 경제력이 없다는 이유로, 사회적 편견 때문에 아이를 입양 보내야 한다는 것은 잘못된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혼모가 낙태나 입양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김 원장은 제대로 된 미혼모 복지체계를 마련하면 60~70% 이상의 미혼모들이 자신의 아이를 키울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정부가 미혼모들에게 적어도 4~5년 정도 경제·교육·정신적 자립을 할 수 있도록 충분히 지원해 줘야 하며 미혼모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는 등 종합적인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재까지 20만명 정도가 해외로 입양됐다고 한다.

김 원장은 이들은 입양된 나라에서 자기 존재에 대해서 언제나 해명을 요구받았는데 이 점은 자신을 낳아 준 엄마와 가족 그리고 나라로부터 버림받았다는 아픔을 일상의 삶속에서 드러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욱이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한국을 찾은 이들이 겪는 아픔이 또 있다.

“쉽게 말하자면 자기 엄마가 이혼했는데 계속해서 이혼한 얘기를 말하기를 원할까요?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찾아온 나라, 한국에서도 끊임없이 자신을 해명하라고 요구받고 있어요. 해명할 존재는 입양인이 아니라 우리 사회라는 것입니다.”

김 원장은 해명 책임이 입양인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자신이 해명함으로써 이들에게 삶의 자리를 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야만 제대로 과거를 치유하고 미래를 새롭게 나가는 사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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