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입양은 현대적 식민주의 ‘증좌’


해외입양은 현대적 식민주의 ‘증좌’

입양인 한국학자 이삼돌씨 논문
한겨레
김일주 기자

‘피동적 존재’ 묘사 한국대중문화
입양인의 주체성·다층적 삶 왜곡

24일 막을 내린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태권도에서 은메달을 딴 노르웨이 선수 니나 솔하임(한국이름
조미선)의 이야기가 화제가 됐다.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딴 미국의 토비 도슨(한국이름 김수철) 이후 다시금 해외 입양인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킨 셈이다.

때맞춰 나온 <해외 입양과 한국 민족주의>(소나무·1만5000원)는 해외 입양인에 대한 언론의 단발적인
관심이나 대중문화에 나타나는 입양인에 대한 왜곡된 이미지를 비판하고, 좀 더 장기적이고 큰 틀에서 “국가적인 트라우마”인 해외 입양 문제를
극복하자고 주장한다. 책은 스웨덴 입양인 한국학자 이삼돌(토비아스 휘비네트) 박사가 2004년 발표한 박사학위 논문 <고아된 나라를
위로하기>를 번역한 것이다.

이씨는 한국 대중문화에 비친 입양 한국인의 모습을 분석한다. 헤비메탈 그룹 시나위의 <어머니의
땅>(1997), 문희준의 <얼론>(2001) 등 가요 네 곡과, 장길수 감독의 <수잔 브링크의 아리랑>(1991),
김기덕 감독의 <야생 동물 보호구역>(1997) 등 영화 네 편이 분석 대상이다.

그는 한국에서 해외 입양인이 “모든 한국인을 하나의 큰 가족으로 그리는 민족적 국가주의의 수사학 바깥에서 걱정을
끼치고 위협하는” 존재로 인식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의 분석을 보면, 이들 작품 속에서 입양 한국인들은 버려졌거나 추방되었다는 사실에 고통
받고 한국의 가족을 만나 한국과 다시 연결되기를 열망한다. 또한 “희생자인데다 어린아이처럼 능력을 결핍했기에, 굳건한 한국의 민족주의에 의해
그저 도움과 보살핌을 받기만을 기다리는 존재”로 묘사된다. 이씨는 대중문화에서 굳어진 이런 이미지가 “해외 입양인들의 다층적이고 다양한 경험과
주관을 인식하지 못하고, 이들에게 수많은 삶의 방법이 있다는 사실을 무시한다”고 비판한다.

그는 입양인에 대한 단선적인 이미지를 버리고 해외 입양을 ‘현대적 식민주의 프로젝트’의 한 부분이라는 거시적인
틀, 즉 탈식민주의적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제안한다. 식민지 해체 이후 한국을 비롯한 몇 십만 명의 비서구 아이들이 전지구적 규모로
비자발적으로 이동한 사실은 식민주의적 현실과 인종적 위계질서, 서양과 식민지 사이의 엄청난 힘의 불균형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명백한 증거라는
것이다.

나아가 한국이 아이를 팔았다는 죄의식을 극복하고 용서와 치유, 화해에 이르려면 해외 입양이 “어둡고” “미개한”
한국의 옛 역사에 속한 것이 아님을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는 해외 입양 문제의 해결은 “지난 반세기 동안 15만6천명이 해외로 입양됐고,
지금도 해마다 2500명 가까운 아이들이 서구 8개국으로 입양되고 있는 한국의 현실을 직시하고 해외 입양을 그만두는 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씨는 지난 21일 방한해 ‘진실과 화해를 위한 해외 입양인 모임 창립총회’를 치르고 되돌아 갔다.

김일주 기자 pear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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