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만명 ‘고아수출’, 그 진실을 밝힌다

 
 
국가 차원의 한국인 해외입양 역사 재정립을 요구하는 비영리 민간단체가 출범했다. 한국전쟁 뒤 시작된 이른바 ‘고아수출’로 서구인도 아니고 한국인도 아닌 정체성의 혼란 속에 살고 있는 20여만명의 고통과 한을 풀어낼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진실과 화해를 위한 해외입양인 모임’(이하 트랙=TRACK)이 21일 서울 강남에 있는 ‘라르고 아트홀’에서 1백여명의 발기인이 참여한 가운데 창립됐다. 입양인 출신인 한분영(덴마크)씨가 사무총장으로, 정경아(미국), 박수웅(미국), 이삼돌(스웨덴)씨가 집행위원으로 선출됐다. 대표는 비입양인 유종순씨(버마민주화를 지원하는 한국인 모임 공동대표)가 맡았다.

  

‘진실과 화해를 위한 해외입양인 모임’이 21일 창립됐다.

ⓒ 최방식
진실과화해

국내에는 그간 해외입양인연대(GOAL)나 국외입양인연대(ASK) 등 몇 개의 입양인 모임이나 지원 단체가 있었다. 하지만 국가 차원의 해외입양에 대한 포괄적 조사를 바탕으로 한 진실규명과 화해를 촉구하는 입양인(비입양인도 가능)모임이 구성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돈벌이 해외입양’ 진실은?

창립 취지는 20만여명에 달하는 해외입양인이 양산된 원인을 국가차원에서 조사하도록 하는 것. 소문으로만 떠돌던 ‘돈벌이용 고아수출’ 관련 진실 규명도 포함된다. 해외입양기관은 1명을 입양시킬 때마다 양부모로부터 1천여만원의 수수료를 받아온 것으로 집계돼 있다.
해외입양의 부정적 과거만 밝히려는 건 아니다. 해외입양의 역사를 공식 기록하고 문서화하자는 게 더 큰 목표다. 잘못된 과거를 정리해야만 미래지향적 화해를 이룰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그 길만이 20여만명의 가슴속 생채기를 치유할 수 있으리란 믿음에서다.
입양인 부모가 누군지, 어디서 태어났는지, 왜 버려졌는지, 그리고 혈육은 어디 살고 있는지 등을 밝히는 일도 이 단체의 중요한 사업이다. 이를 위해 국가권익위원회에 관련 청원을 내놓고 있으며, 향후 청와대 등 정부 각 기관에도 청원서를 낼 예정이다.

  

‘진실과 화해를 위한 해외입양인 모임’에 창립총회에 참여한 발기인들.

ⓒ 최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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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각종 조사와 입양인 개인의 관련 기록과 혈육을 찾으려면 법적 자문이 필요한 만큼 공익 법무법인인 ‘공감’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입양관련 모든 자료(온·오프라인)를 모으고 축적하는 일도 진행한다.

수구초심·모천회귀 심정

트랙은 이날 창립취지문에서 “수구초심하는 여우, 모천회귀하는 연어의 심정으로 탯줄이 묻힌 땅, 한국으로 돌아오지만 반기는 이 하나 없고 조국의 도움도 받지 못한다”며 “이 땅에 뿌리 내리기 위해 선택한 진지하고 고통스런 귀환과 새 여정에 용기를 달라”고 호소했다.
입양인 출신 정경아(제인 정 트렌카) 조사위원은 “태어나자마자 엄마 품을 잃고 이역만리에서 자란 아이, 자식을 버리거나 남에게 넘겨야 했던 부모의 상처를 어찌 다 치료할 수 있겠냐”며 “진실을 밝히는 것만이 생채기를 아물게 할 유일한 처방”이라고 말했다.

  

창립총회를 마치고 임원진과 함께 기념 촬영하는 참여자들.

ⓒ 최방식
진실과화해

정씨는 또 “트랙은 20만명의 해외 입양인과 이들을 돕고자 하는 지구촌 모든 이와 함께 할 것”이라며 “국가차원의 조사를 촉구하고, 20만 입양인의 과거기록을 확보하며, 60여년 전부터 이 땅에서 이뤄지고 있는 해외입양의 진실을 밝히는 데 힘을 보태 달라”고 강조했다.
‘해외입양 문제’ 발언에 나선 이삼돌(토비아스 허비네트) 연구위원은 “해외입양인들은 자살률이 일반인의 5배에 이를 정도로 멸시와 천대, 그리고 무관심 속에 살아가고 있지만 그 고통에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다”며 “조국이 나서야 할 때”라고 언급했다.
이씨는 이어 “해외입양인들은 미국의 제국주의, 일본의 식민통치, 그리고 가부장사회와 잔혹한 전쟁피해를 모두 겪은 현대사에서 가장 극단적 희생자 중 하나”라며 “진실만이 고통스런 과거와 혼란스런 현재를 해쳐나가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래요, 난 꿈을 믿어요”

이날 창립총회에서는 ‘해외입양, 정치만큼이나 복잡한 게임’이란 다큐멘터리 필름이 상영됐다. 해외입양 전문가들이 출연해 한마디씩 거든 작품이다. 이어 한국에 난민으로 살아가는 버마인(아웅산 수치가 이끄는 민족민주동맹 회원) 와이 민 초가 축하노래를 불렀다.

  

마지막 순서로 정경아(미국)씨와 드니 성호(벨기에)씨가 인순이의 ‘거위의 꿈’을 연주하고 있다.

ⓒ 최방식
진실과화해

마지막으로 정경아씨가 피아노, 드니 성호(벨기에)씨가 기타로 인순이의 ‘거위의 꿈’을 연주해 박수를 받았다. “난 꿈이 있었죠/ 버려지고 찢겨 남루하여도…/ 그래요 난 꿈을 믿어요…/ 저 차갑게 서있는 운명이란 벽 앞에/ 당당히 마주칠 수 있어요…/ 이 무거운 세상도 날 묶을 순 없죠/ 내 삶의 끝에서 나 웃을 그날을 함께해요.”

Neat flash thing

ⓒ 2008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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